감독 : 아오키 에이, 노나카 다쿠야, 오나이 미쓰루, 아카우치 신이치, 미우라 다카히로, 다키자와 신스케, 나카무라 신타로, 콘도 히카루
제작 : ufotable
부감풍경 2007년, 살인고찰 전 2007년, 통각잔류 2008년, 가람의 동 2008년, 모순나선 2008년, 망각녹음 2008년, 살인고찰 후 2008년 개봉
1. 개요
원작은 동명의 소설이다. 저자는 나스 키노코, 일러스트는 타케우치 타카시, 코야마 히로카즈로 전형적인 타입문 작품이다. 원작 자체는 1998년부터 연재되기 시작했으나 당시에는 그닥 주목을 끌지 못했고, 뒤늦게 호응을 얻게 되자 2001년 코미케에서 제목을 고쳐 판매하게 되었다.
월희, 페이트 시리즈와 함께 타입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ufotable에 의해서 총 7부작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및 상영되었다. 타입문 작품 중에서도 상당히 매니악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2. 시놉시스
2년간의 혼수상태에서 눈을 뜬 료우기 시키는 16년간 내면 속에 있던 또 하나의 자신을 잃은 대신 마안을 얻는다. 모든 존재하는 것의 죽음을 볼 수 있는 마안의 신비한 힘과 인간 존재의 근원에 가까운 료우기 시키. 아라야 소렌은 기상천외한 마법으로 료우기 시키를 공격한다.
통각을 잃어버린 초능력 소녀, 반복되는 죽음의 나선, 기억을 채취하는 언어의 마술사, 한 자루의 나이프에 투영되는 수많은 괴이한 사건들.
세상에서 잊혀진 마술과 신비가 일상의 세계 속으로 녹아든다. 마안을 얻을 수 있었던 경위는 2년 간 죽음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
직사의 마안이라고도 부르는 사물의 죽음을 보는 눈.
3. 등장인물
1> 료우기 시키(성우=사카모토 마아야)
-이 작품의 메인 주인공. 유구한 역사를 지닌 명가인 료우기의 정통 후계자인 아가씨. 가족관계는 부모님과 오빠가 있다. 본래 료우기 가문에서는 남자 인격과 여자 인격을 가진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를 후계자로 삼아 대를 잇는 관습이 있는데, 오빠 대신에 시키가 이러한 특성을 타고 태어나자 여성이지만 이례적으로 후계자가 되었다. 외모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1인칭을 비롯해 말투나 성격이 꽤나 달라진다. 보통 때는 여성 인격의 시키(式)가 주 인격으로 나오며, 이때는 대체적으로 얌전하고 말수가 적은 부잣집 아가씨의 모습이다. 이와는 반대로 남성 인격의 시키(識)는 거칠고 활달한 성격에 '살인을 하고 싶다'는 위험한 감정만 가지고 있다. 보통 주 인격인 시키(式)가 이것을 억누르고 있다.
2> 코쿠토 미키야(성우=스즈무라 켄이치)
-시키와 더불어 이 작품의 주인공으 맡고 있다. 남을 잘 챙김과 동시에 호감을 주는 성실한 성격을 지녀서 인맥이 넓다. 료우기 시키와는 고등학생 때부터 인연이 있는데, 자신을 거절하는 시키의 마음을 열기 위하여 꾸준하게 노력한 결과 절친이 되었다. 그러나 미키야의 동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 현장 근처에서 시키가 목격되면서 그녀가 살인사건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다. 미키야는 시키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그녀를 감시하기 시작하는데, 미키야에 대한 살인충동을 억누르지 못한 시키가 폭주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미키야는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시키를 정성껏 간호하기 시작한다. 비슷한 시기에 고교를 졸업하고 이름난 대학에 다니고 있었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자퇴를 하고서 의문의 인형술사인 '아오자키 토우코'가 있는 가람의 동에서 조수로서 일하고 있다. 이때 멋대로 퇴학을 결정했기에 사실상 부모님과는 의절한 상태.
3> 아오자키 토우코(성우=혼다 타카코)
-미키야가 일하는 사무소의 소장이자 나름 유명한 예술가. 사실 그녀는 마술사로 희대의 룬마술사겸 인형술사이다. 그녀의 실력을 인정한 마술협회에 의하여 봉인지정을 당했는데, 자유를 구속받을 걸 두려워하여 도주, 고향인 일본에 숨어들어 어느 폐건물에 자신의 공방인 '가람의 동'을 세우고 그곳에 은거한다. 당시 돈을 벌기 위해 인형을 몇 개 전시하곤 했는데, 이를 보고 감격한 미키야가 결계를 깨고 자신을 찾아오자 직원으로 채용하게 된다. 나중에는 그의 동생인 코쿠토 아자카도 제자로 두게 되며 료우기 시키와도 이래저래 도움을 주고받게 된다.
4> 코쿠토 아자카(성우=후지무라 아유미)
-코쿠토 미키야의 여동생이지만 미키야의 숙부에게 입양되어서 호적상으로는 사촌간. '모순나선'편의 등장인물인 아사가미 후지노와는 같은 학교에 다니며 둘도 없는 친구 사이. 하지만 후지노가 '왜곡의 마안'이라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 겉보기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사실 어렸을 때부터 오빠 미키야를 독점하고 싶어했을 정도의 '브라더 콤플렉스' 가지고 있다. 거기에 자신을 여자가 아닌 동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병약을 가장해 한적한 동네에 사는 숙부에게 입양되어 한동안 미키야와 떨어져 지내는 주도면밀함을 보인다. 그러나 기껏 오빠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만한 숙녀로 성장한 뒤 상경했을 때, 이미 미키야에게는 다른 여자인 료우기 시키가 붙어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오빠를 가로챘다고 생각하고 시키에게 공격적인 태도로 대한다. 그러나 시키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으며 오히려 아자카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5> 후죠 키리에(성우=타나카 리에)
-대 퇴마가문 중 하나였으나 망해버린 후죠 가문의 일원. 중학교 시절부터 암투병을 하였으며, 현재는 시력조차 거의 잃은 시한부 인생이다. 가족들도 전부 최근 사고로 죽어서, 그녀 아버지의 친구라고 자처하는 남자가 그녀의 병원비를 대주고 있었다. 어지간해서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기에 항상 병원 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모든 것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부감의 시계'를 손에 넣게 된다. 이러한 키리에의 능력을 눈치 챈 아라야 소렌이 능력을 주면서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 바깥의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키리에는 두 번째의 몸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상을 구경하는데, 도중 그녀와 비슷한 소질을 갖고 있었던 여고생들을 발견하곤,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암시를 걸어준다. 그러나 여고생들에겐 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전원이 추락사한다. 이 여고생 연속 투신 사건은 '부감풍경'편의 중요한 키포인트가 된다.
6> 아사가미 후지노(성우=노토 마미코)
-유명한 건설회사인 아사가미 건설 회사 사장의 딸. 미키야의 여동생인 코쿠토 아자카와 같은 레이엔 여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둘도 없는 친구사이이다. 엄청난 미인에 학교에서의 성적도 우수하여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는 듯하다. 특히 아사가미 건설에서 레이엔 여학원 전체 기부금의 30%를 내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눈치껏 편의를 봐준다. 원래 후지노는 '4대 퇴마가문'중 하나인 아사가미 가문의 사람이다. 현재 성인 아사가미와는 발음은 같지만 한자표기가 다른데, 어머니가 재혼한 후 의붓아버지의 성을 쓰고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러한 집안의 자식답게 초능력을 사용하는데 '왜곡의 마안'을 보유하고 있다. 이 마은은 '축을 만들어 눈에 보이는 것들을 비틀어 버리는 것'인데, 마음만 먹으면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비틀어 버릴 수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것'만 비틀어 버릴 수 있는지라 기둥이나 건물 뒤로 숨어버리면 비틀 수가 없다.
7> 엔죠 토모에(성우=카키하라 테츠야)
-오렌지색 머리카락에 스포츠컷을 한 고등학생. 예쁘장한 외모와 여자같은 이름 탓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토모에의 아버지는 그가 어렸을 적부터 직장을 잃어 백수생활을 해왔으며, 어머니는 명문가문 출신으로 친정과 인연을 끊으면서까지 결혼을 하였지만 생황능력이 없어 가정을 이끌어 나가지 못하였다. 사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육상선수로 이름이 알려졌으나, 운전면허 없이 대리운전으로 돈을 벌던 아버지가 사고를 내고, 어머니가 의절한 친정에 빌어서 돈을 받아 피해자에게 배상을 해준 사건 때문에 범죄자 자식이란 소리를 들으며 학교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운동특기생으로 진학할 기회를 잃어버린 토모에는 모든 걸 포기하고 나이를 속여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모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8> 아라야 소렌(성우=나카타 조지)
-음침한 외모를 지닌 남성으로 이 작품에 나오는 모든 사건들을 뒤에서 조종한 배후. 직업은 마술사로 아오자키 토우코와 코르넬리우스 아르바와는 마술협회 시계탑 시절부터 알던 사이. 특히 토우코와는 같은 스승 밑에서 배웠으며, 나름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사이였다. 후에 혼에 대한 금기의 연구를 하다가 스승에게 파문당한다. 언젠가 스승이 아라야에게 "무엇을 바라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이에 아라야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것에 대해 다른 제자들은 '욕심이 없는 남자'라며 비웃었으나, 아오자키 토우코만은 그것이 '자신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무(無)의 세계'라는 뜻임을 깨닫고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4. 개인적인 평가
현재 타입문을 지탱하는 3대 작품을 나열해 보자면, 페이트 시리즈, 월희 시리즈와 더불어 공의 경계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그만큼 본 작품은 타입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반면 이 작품은 다른 타입문 작품들과 비교해서 꽤나 매니악한 작품이기도 하다. 우선 표현의 강도가 엄청 세다고 해야 할까? 극장판이라는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수위가 대단히 높아서 최근 인기몰이를 했었던 TVA '사이코패스'조차 캐쥬얼하게 보일 정도다. 단순히 이미지가 잔인하다는 말이 아니라 상황 자체가 상당히 자극적이다. 물론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장면에 상관없이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겠지만 평소 멘탈이 약한 분들에게는 그닥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다.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공의 경계 애니메이션의 극강 퀄리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 이전에 타입문의 또 다른 히트작 월희와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가 먼저 애니메이션화가 진행되었지만, 알다시피 그 결과물이란 것이 참으로 괴랄해서 여러모로 실망감을 안겨준 게 사실이다. 그러한 전례가 있던 차에 타입문의 또 다른 대표작이 애니메이션화 된다는 소식이 발표된 것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기대반, 불안반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는데, 막상 작품이 나오고 보니 이게 왠일? 괴물같은 퀄리티의 작품이 나와버렸고 이에 팬들은 열광했다. 이후 ufotable은 페이트 제로 역시 대단한 퀄리티로 뽑아내면서 '괴물작화군단'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에필로그까지 총 8편을 모두 다른 감독이 맡는 특이한 기획을 취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작품마다 완성도의 편차는 조금 있는 편이다.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면 호평이 지배적이지만, 부분적으로 들어가보자면 원작을 과하게 수정하면서 분위기를 묘하게 틀어버린 '망각녹음' 만큼은 그닥 평가가 좋지 않다. 다만 8편 모두 무시무시한 영상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 작품의 구성은 시간대 배열이 교차되면서 다소 복잡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화마다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탐정사무실을 중심으로 탐정과 조수역이 존재하고, 이들이 매번 새로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한 사건들은 모두 거대한 흑막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한 메인 스토리가 따로 존재한다.
'공의 경계' 애니메이션은 솔직히 그닥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애초에 원작 소설 자체가 특정 개념의 독자적인 재해석 또는 재정의, 인물의 장광설, 심리묘사 및 전문용어이 반복 사용이 자주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원작자인 나스 키노코의 고유 특징이기도 하다. 하여튼 이렇다 보니 애니메이션만 봐서는 그 내용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다. 만약 이 작품을 감상할 계획이 있다면, 소설을 먼저 보고 애니메이션을 접하거나, 영상을 보면서 애매한 부분에서 소설을 참고하는 방법을 추천해본다.